이웃님 정선출장샵 블로그에서 대구에 간송미술관이 오픈했고 미술관 오픈기념 '여세동보'전을 한다는 소식을 보고 어렵사리 친구들이랑 날짜를 맞춰 대구 여행을 계획했다.기차표 예매하고 인터파크에서 티켓팅을 오픈날짜 맞춰서 하고 나름 두근두근한 과정.오전 10시 관람 시작 티켓을 사서 오늘 아침 7시 25분 SRT 기차를 타고 갔다.대구는 회사 출장으로 몇 번 갔었는데 마지막으로 가 본게 애 임신하고 배가 남산만하던 때였으니 무려 16년 전 ㅡㅡ;동대구역에 내렸는데 그 사이 못 보던 백화점이 생겨 있어서 놀랬고요 ㅎ택시를 타고 간송미술관에 가자고 했더니 기사님이 네비에 '대구미술관'이렇게 찍으시길래 행선지를 잘못 들으신 줄 알고 '대구미술관 말고 간송미술관이요!'했는데, 알고보니 간송미술관이 대구미술관과 마주보고 있더라. 타지인 티를 이렇게 내다니 ㅋㅋ도착하니 길이 바깥까지 엄청나게 길게 서 있어서 당황했는데 그건 현장판매 줄이었고, 인터넷 예매자들은 거의 바로 들여보내줬다.들어가서 사진부터 찍었는데 또 초점이 뒤에 맞아서 티켓이 흐릿함 ㅋㅋㅋ 이 사진고자;미술관 건물도 깔끔하고 단아해서 매우 좋았다. 신윤복의 미인도는 혼자 전시관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번에 몇명씩만 끊어서 들여보내줘서 여기 줄이 가장 길다길래, 오픈하자마자 2전시실로 직진했다.이미 줄을 서 있었지만 그래도 5분정도만에 들어갔으니 선방.그리곤 관광 최성수기에 루브르박물관 모나리자 액자 앞에 온 것 같은 기시감을 느낌 ㅋㅋ 버글버글버글다들 정선출장샵 머리랑 폰부터 들이밀고 어떻게든 인증샷을 확보하고자 몸부림을 ㅎ난 일찌감치 사진은 포기하고 시야만 확보했는데, 생각보다 큰 작품이어서 맨 눈으로 보는 뿌듯함이 더 컸던 것 같다.그랬는데 다음 타임 사람들 들어오기 직전에 사람들이 빠지기 시작해서 냉큼 찍었네.저 손으로 만지작하고 있는 노리개가 너무 예뻤는데 저건 왜 굿즈로 안 만들어 주시죠? -물욕의 화신 ㅋ근데 끼리끼리라 그런지 내 친구들도 비슷한 얘길 하고, 뮤지엄샵 가서 괜히 찾아보고 다들 실망 ㅎ그림 왼쪽 상단에 시를 적고 나서 칸을 한참 띄우고 '혜원'이라고 서명을 적었는데, 여인의 시선이 향하는 위치에 자기 호를 일부러 맞추어 적어서 그녀가 영원히 자기를 바라보게 한 것 아닐까 라는 낭만적인 얘기를 책에서 봤다 (간송미술 36).근데 사실 그냥 첫줄과 둘째줄 끝을 맞추고 싶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정렬본능ㅋ)제 3 전시실은 훈민정음 해례본이 또 단독으로 차지하고 있었는데, 너무 거룩한 나머지(?) 사진 찍을 생각을 못 했다.그리고 10시 반이 되어 작품설명을 들으러 강당으로 갔다.역시 사람이 많아서 한 10분 전엔 가야 자리에 앉을 수 있고, 이후에 온 사람들은 뒤쪽에 서거나 바닥에 앉아서 들어야 할 정도.간송 선생의 생애와 작품 수집 과정, 미술관 설립 과정, 그리고 정선출장샵 여세동보전에 나온 유명작들을 개괄해 주어서 꼭 듣는 것이 좋은 해설강의였다.아쉬운 점은 해설사분의 피티 스킬이 다소 떨어지셔서..물론 이런 다양한 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한다는 게 애초에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아니 이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썰을 그렇게까지 못 푸신다니 내가 다 아쉽 ㅜ이제 다시 제 1 전시실로 갔는데,강의 듣는동안 11시 티켓 소지자들도 이제 모두 입장해서 전시실이 아주 붐볐다.이정의 풍죽, 순죽좀 똑바로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에 치이느라 여의치 않았다. 뭐 도록을 사 오긴 했지만.먹물을 들인 비단에 금가루를 아교에 섞은 물감으로 채색한 고급스런 그림.함께 간 치과의사 언니가 요즘 금값 비싼데..하고 탄식함(?)이정은 왕실 종친이었다니까 금 정도는 막 갈아서 그림에 쓰고 그래도 되는 거 아니었을까요 ㅋㅋ겸재 정선의 그림이 참 많았는데,이건 그냥 예뻐서 찍었고,여긴 서울 광나루라고 해서 반가워서(?) 찍음.청풍계 - 인왕산 동쪽의 청운동 골짜기.저 밑에 문으로 들어서는 사람이 눈에 들어오는데 겸재 본인 또는 스승님이 아닐까 한다고. 근데 어차피 뒷모습인데 어떻게 알죠 ㅎ내가 서울간송미술관에서 에코백으로 사 온 '풍악내산총람'아 넘 반갑다 ㅎ겸재의 대작들과 화첩 크기의 소품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엄청나게 세밀한 묘사들이 많았는데 가령 이런 거.단발령망금강 (단발령에서 금강을 바라보다) 정선출장샵 일부 샷.저 고개에서 비로봉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사이즈 진짜 5mm도 안 되는데 어떻게 저렇게 그린 거 ㅋㅋ나이 60 70 넘어서도 그림 계속 그리셨던데 옛날 사람들은 노안이 없었나 봄 (스마트폰이 이렇게 무섭다)심사정의 무려 8미터가 넘는 그림인 촉잔도권은 그림이 하도 큰데다 전시실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전체샷은 찍을 수 없었던 것이 좀 아쉽다.심사정이 평생 역적의 자식으로 유배생활을 하느라 당대 미술계에 겸재가 유행시킨 진경산수화를 그릴래야 그릴 수 없었다는 (함부로 여행을 못 다니니까ㅜ) 애잔한 얘길 책에서 읽었는데, 이 촉잔도권은 상상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그림을 따라 걸으며 유심히 봤는데 중간에 이런 수동 엘리베이터가 나와서 ㅎ 재미있었다.(도록에서 찍은 사진) 근데 정말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 ㅎㅎㅎ촉나라로 가는 길 (관중-사천)이 매우 험해서 촉도 하면 험난한 길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었는데,화가가 험난한 인생길에 빗대어 그린 그림으로 자신의 친척에게 그려준 작품이라고.이징의 산수화조도첩에 나온 그림들도 여럿 있었는데 이건 그 중 설산심매 (눈 쌓인 산에서 매화를 찾다).겨울에서 막 초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라는데 스산하면서 살짝 눈이 녹아 나무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계절감이 너무 잘 느껴짐.김홍도 작품도 여러 점 있어서 너무 즐겁게 보았는데, 보면서 사람이 점점 많아져서 사진을 정선출장샵 찍지 못했다. 눈에 바르고 온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하는데 몇 안되는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다시 가보고 싶어지네.교과서에서 그림은 많이 봤는데 화가 이름은 낯설다며 친구들이랑 수근수근한 김득신의 풍속화들도 여러 점 있었다.직접 보니 저 고양이 표정도 귀엽고 병아리 한마리 한마리까지 다 제각각 개성이 있어서 볼수록 재밌는 그림.노름 삼매경에 빠진 아재들 얼굴이 넘 섬세하게 그려져서 왠지 화가가 아는 사람들 아니었을까 싶고.그리고 신윤복의 혜원전신첩에 있는 그림들이 쭉 전시되어 있는데 여긴 줄을 두 바퀴를 돌아가며 서야 되는 초 인기 전시.다들 너무 많이 기다려서 예민해지는 가운데 줄 안 선 사람들이 자꾸 통제선 안으로 몰래몰래 들어와서 틈새로 보고 사진 찍고 난리. 직원이 계속 지키는데도 그러더라.나도 이런 벅찬 작품들을 저런 온갖 인간군상들에 눈살 찌푸려 가며 인파에 떼밀리며 보고 싶진 않았는데 ㅜ 대구는 멀어서 도저히 평일에 갈 수 없는 도시니깐. 직접 볼 때도 그림의 디테일을 본다고 봤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도록을 보니 다른 이들이 기생에게 대놓고 수작걸며 놀 때 혼자 가운데 얌전히 서있는 분은 상중이라 그런 거라고 (그리고보니 상복을 입었네 ㅋ). 아니 애초에 상중에 왜 기생들하고 뱃놀이를?이건 그냥 옷의 색감이 넘 정선출장샵 예뻐서 그것만 자세히 봤는데, 왼쪽 사람이 통금시간을 관리하는 순라꾼이라 니네 왜 이 시간에 돌아다니냐며 주의를 주고 있는 장면이라고.양반 분은 그닥 이런 통제에 구애받지 않는 신분인 듯 하고 그 뒤의 기생이나 꼬마애도 워낙 높으신 분이랑 같이 있으니 순라꾼이 주의를 주든말든 크게 신경 안 쓰고 있는 느낌. 예나 지금이나 끗발 날리는 사람 옆에 있으면 평안하구만 ㅋ부끄럼부끄럼 두근두근이 느껴지는 월하정인.나 이런 기념샷도 찍었다 ㅋ 서울간송에서 본 다른 작품 따라한 건데 발레 2번발이 역시 여의치 않음.다시 보는 완벽한 2번발로 숨어서 보시는 분그리고 제 4 전시관.전시관 앞쪽은 추사의 서화가 있고 뒤쪽은 개쓰비 컬렉션이라고, 일본에서 거주하던 영국 변호사가 모은 한국 자기들을 귀국이사를 위해 일시에 처분할 때 간송선생이 가서 사 온 컬렉션을 포함한 여러 고려자기 작품들이 전시 중.개쓰비컬렉션은 공주에 갖고 있던 5천석지기 전답을 모두 팔아 그 돈으로 샀다고 한다. 몇석지기 이런 단위가 낯설어서 검색해 봤는데 1석지기가 대략 2천평이라고. 그럼 천만 평?? 근데 정말 영원의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 대거 등장. 특히 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고려청자 대표선수인데 내가 이걸 맨눈으로 보게 되다니 너무 영광. 이거 하나로도 천만지기 값은 했겠다 싶었는데 나중에 정선출장샵 찾아보니 이건 개쓰비컬렉션은 아니라고. 학 디테일이 아주 미쳤다. 수제(ㅋㅋ) 답게 학 모양이 다 조금씩 다른 것도 매력.이건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이라고, 경매로 사들인 조선시대 작품.설명강의에서도 잠시 소개됐던 작품인데 사진으로 보면 그냥 그런데 실제로 보면 저 꽃과 이파리가 알록달록한 색감에 입체적으로 양각되어 있어서 정말 예쁘다.지디가 유퀴즈에 하고 나온 브로치가 연상되는 꽃장식 ㅋㅋ 우아한 청자 연적아름다운 분청사기이건 현대작품이라 해도 믿을 만큼 감각적.은은한 푸른색이 감도는 백자 향로. 너무 예쁨.청자로 만든 화장품함.작품도 작품인데 저 시대에 저런 함에 화장품을 넣어 사용했을 귀한 신분의 여자분이 너무 부러웠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거꾸로 전시관 입구로 돌아가 추사 작품 감상.평생 까칠한 천재 + 귀족 스탠스로 살다 늘그막에 유배생활 전전 후 반짝 겸허해져서 가장 좋은 모임은 가족모임이네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에 오이네 하고 글을 쓰심. 역시 사람은 풍파를 겪어 봐야 둥글둥글해지나..한자를 잘 모르니 그냥 글자를 그림처럼 보게 돼서 오히려 서예의 아름다움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면도 있는데, 그래도 저 작품은 워낙 쉬운 한자들이라서 반가웠다 ㅎ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씨체에서 이미 산전수전 다 겪고 깨달은 자의 풍모가 느껴짐.친구의 호인 '침계'두 글자를 선물로 써 준 작품.부탁받은지 삼십년만에 정선출장샵 쓴다고 써 있다는데 ㅋ 뭐 친구가 추사 김정희 정도 되면 삼십년 기다릴 수 있죠. 후기로 갈수록 작품값도 상승하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 난도 잘 그리시는 김정희님.다 보고 나와서 미디어전시도 보고, 굿즈샵까지 들렀다 나오니 딱 두시간 반 소요.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두껍고 묵직한 도록을 사 옴.그리곤 친구들이랑 수성못 근처로 가서,뭉티기(생고기) + 오도래기 + 곱창전골 먹음.뭉티기는 예습하고 갔는데 오도래기는 첨 들어서 뭐냐고 여쭤보니 소 대동맥에 차돌박이가 조금 붙어 있는 부위라고(??).대동맥이 대체 무슨 맛이여 하고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그냥 힘줄 씹는 그런 맛. 차돌박이랑 먹으니 맛있었다.수성못 근처에 분위기 좋은 카페들은 다 만석이라, 그냥 이디야 가서 한시간 정도 조용한 분위기에서 수성못 뷰를 즐기다 상경했다.동대구역에서 이런 신기한 빵을 팔길래 사왔다.약간 싼마이 인공사과향이 느껴지는 잼과 크림이 든 빵인데,집에 오니 아들이랑 남편이 저녁을 거하게 차려 먹고 배두들기고 있길래 저 빵 하나 내놓고 셋이 120도씩 잘라서 나눠 먹었다 (딱 1개 사옴 ㅋㅋㅋㅋㅋㅋ). 나름 대구 굿즈 ㅎ꿈같은 하루를 보내고 월요일이 되니 아무 것도 하기가 싫으네. 노동력을 재창출하는 휴일이 아니라 노동 의지를 대구에 두고 온 휴일이 됨 ㅋㅋㅋㅋㅋㅋ 일 안하고 매일매일 미술관 다니며 놀고 싶읍니다 정선출장샵 (진지) 다시 태어나야 가능각